영산강 하구 준설 '찬반 논란'
■ 국토부 주최 심포지엄서 제기
찬성 "수심 낮아져 저지대 침수피해 우려"
반대 "사업비 막대ㆍ2차 환경오염 가능성"
하구둑 건설 이후 수질악화와 생태계 훼손 등이 계속되고 있는 영산강 하구의 퇴적물 준설 여부를 놓고 찬반 의견이 엇갈리는가 하면 준설과 해수유통을 병행해야 한다는 의견도 제시됐다.
국토해양부 주최로 5일 오후 전남도청 대회의실에서 열린 '영산강 하구의 효율적인 관리방안 마련을 위한 심포지엄'에서 목포대 해양수산자원학과 장진호 교수는 "25년 동안 하구면적이 14㎢에서 12.47㎢로 축소됐으며 평균수심은 15.34m에서 13.2m로 낮아져 해수 수용공간이 줄어들고 평균 해수면은 17.9cm나 상승, 해안 저지대의 침수피해가 우려되는 만큼 준설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하구 준설에 드는 비용을 과거 목포신항만 준설 비용(㎥당 7400원)을 토대로 예측할 경우 영산강 하구면적 1247만㎡, 퇴적두께 2.14m 준설 비용으로 1970억원 정도가 소요될 것으로 예상했다.
그러나 오염된 준설토 처리 과정에서 2차 환경오염이 발생하는 등 문제점이 많은 만큼 해수 유통방안이 더 친환경적이라는 지적도 나왔다.
전남도 환경정책과 김정수 수질개선 담당사무관은 "영산강 하구의 퇴적토 준설을 위해서는 3600억~1조원의 어마어마한 사업비가 필요하고 준설 후 300일 후부터는 그 효과도 반감되고 오염된 준설토 처리 과정에서 2차 환경오염이 우려돼 준설은 사실상 타당성이 없다"고 주장했다.
김 사무관은 "영산호 수질개선을 위해서는 준설보다는 부분적인 해수 유통방안이 더 경제적이며 친환경적이다"며 해수 유통방안을 마련하기 위한 조속한 관계기관 협의를 제안했다.
부분 준설과 해수유통을 병행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주장도 제기됐다.
광주과학기술원 환경공학과 김준하 교수는 "영산호에 대해 30년동안 전혀 관리가 이뤄지지 않으면서 퇴적물이 무려 6000~7000만톤이나 쌓였다"면서 "이 중 일부는 오염이 심각해 철이나 망간이 기준치를 초과하거나 생물체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는 정도"라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투자액 대비 개선 효과를 고려했을 때 부분 준설의 효과가 크고 해수유통을 병행하는 것이 바람직할 것"이라며 "체계적인 연구와 관리를 통해 하구를 되살리려는 프로그램도 시급히 이뤄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날 심포지엄은 임현식 목포대 교수의 '저서 생물을 이용한 영산강 하구의 환경 평가', 조양기 전남대 교수의 '영산강 하구둑의 수리ㆍ수문학적 문제점 및 개선 방안', 김현태 한국농어촌 연구원 박사의 '영산호의 환경 개선방안', 이창희 명지대 교수의 '영산강 하구의 지속가능한 관리방안' 등에 대한 발표가 이어졌다.
국토해양부는 하구둑 건설로 인한 주변지역 환경 변화상을 파악해 효과적인 하구관리방안을 세우기 위해 심포지엄을 마련했으며, 이날 논의결과를 토대로 연말까지 하구 관리체제 구축에 관한 정책방향을 수립할 계획이다.
박성원 기자 swpark@j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