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산호 퇴적물 매년 7t…수질 5급수도 못미쳐
[한겨레]
전남도청에 인접한 영산호가 해마다 7만t씩 20~30㎝ 두께로 쌓이는 퇴적물 때문에 최악의 수질을 보이면서 생물이 살기 어렵고 악취까지 유발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광주과학기술원과 광주환경운동연합은 26일 전남 무안의 전남도청 영상회의실에서 ‘영산호는 살아야 한다-자생력 확보 대안은 있는가’라는 주제로 토론회를 열어 심각한 오염실태를 보고하고 해수유통이나 부분준설 따위 대책을 논의했다. 김준하 광주과학기술원 교수는 무안 몽탄대교~목포 하굿둑 23.5㎞ 구간의 영산호 수질을 조사한 결과 “1981년 하굿둑 준공 뒤 25년 동안 해마다 퇴적물 7만여t이 바닥에 20~30㎝ 두께로 쌓이면서 수질이 5급수 이하로 떨어졌다”고 경고했다. 평균 수심은 89년 1, 98년 14m, 2005년 10.로 해마다 24㎝씩 낮아져, 이런 추세라면 2010년 9.2m, 2020년 7.를 기록할 것으로 보인다. 지난 4~10월 5차례 측정한 수질은 화학적 산소요구량(COD) 11.6ppm, 부유물질 47.2ppm, 용존산소량 4.6ppm, 총대장균군수 6900/100㎖, 총인 0.41ppm, 총질소 2.4ppm 등으로 5급수에 못미쳤다. 퇴적 오니의 오염도 심각해 철함유량은 캐나다 환경기준치 4%에 접근하는 3.2%를 기록했고, 망간은 기준치인 1100ppm을 초과하거나 근접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최하류는 물흐름이 없어 퇴적량이 더 많은 탓에 심층수의 용존산소량이 부족해 생물이 살기 어렵고, 오니가 장맛비로 뒤집히거나 수온차로 떠오르면 악취를 심하게 풍겼다. 김 교수는 “영산강은 농업용수, 낙동강은 생활용수로 관리되기 때문에 수질에서 갈수록 차이가 심해진다”며 “이런 수질 악화는 남악새도심 개발이나 제이프로젝트 추진에 악영향을 끼칠 가능성이 높은 만큼 수천억원이 들어가더라도 부분 준설이나 해수 유통 등을 서둘러야 한다”고 강조했다. 전승수 전남대 교수도 ‘남악 새도심을 살리는 길’이라는 논문을 통해 “바닷물 유통에 의한 정화작용이 멈춰 영산호의 오염이 심해졌다”며 “생태계를 복원하려면 오염된 퇴적물을 준설하는 것보다 자연조절 수문을 설치해 바닷물을 유통시켜야 한다”고 주장했다. 전 교수는 “영국의 테임즈 배리어, 네덜란드 마에스란트케링, 독일의 홀머질 등은 바닷물이 들고날 수 있는 구조로 건설됐다”며 “밀물 때는 열리고 썰물 때는 닫히는 자연조절 수문을 설치해 해수·기수·담수의 생태계를 보호하고 농업용수는 상류 쪽에서 공급하자”고 제안했다.
광주/안관옥 기자 okah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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